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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땅에 뿌린 씨앗…소망 열매 풍성

배고프고 힘들던 시절,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하던 시절.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누군가의 사랑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다. 그들의 사랑을 잊지 않고 보답하는 길은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우리가 그렇게 베푸는 것이다. 본보는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월드비전과 함께 매주 금요일 ‘밀알의 기적’을 게재, 과거에 받은 사랑을 지구촌 곳곳에 나눠주는 생생한 현장을 소개한다.

“한국에서 총성은 멎었습니다. 하지만 굶주림과 가난 그리고 병에 대한 싸움은 이제 시작하였을 따름입니다. 어린 전쟁고아들이 지금 천천히 버려지고 있으며, 고독과 절망 속에서 도움을 찾아 창백한 손을 들어 멀리 뻗치고 있습니다.”(1954년, 밥 피어스 선교사)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올해로 60년.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수많은 비극을 남긴 6·25전쟁로 인해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고 또 살 곳을 잃은 피난민들은 추위와 배고픔으로 생과 사를 오갔다. 하지만 이 전쟁은 또 다른 나눔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한민족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 넘쳤던 미국인 목사 밥 피어스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거리를 헤매는 고아들을 위해 영락교회 한경직 목사와 모자원(母子院) 구제 사역을 시작했다. 동서양을 초월한 두 목사의 그리스도에 대한 헌신과 고통 받는 어린이들을 도우려는 열정은 한 기관이 탄생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1950년 9월, 피어스 목사는 미국 오리건 주에서 해외 그리스도인들이 한국 고아들의 후원자가 될 수 있도록 돕는 ‘월드비전’ 사무실을 열었다. 그리고 본격적인 구호 사업을 시작했다. 그해 12월, 한 목사는 부산으로 피난 가 전쟁미망인과 그 자녀들을 위한 다비다모자원을 설립했다. 다비다모자원은 대한민국 최초의 모자보호 시설로 미망인들에게 재봉 기술을 가르치며 생계를 도왔다. 당시 남편을 잃은 미망인 가족 22세대 81명을 보호하며 복지 사업을 진행했다.

“부산 피난 중에 한경직 목사님을 통해 밥 피어스 목사님을 소개 받아 선명회가 운영비를 지원한 다비다모자원에서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선명회 장학금으로 소아과 의사가 되었고, 동생들은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습니다.”

선명회 최초의 결연가정인 백옥현 여사의 큰딸 김응순씨의 회고다. 전쟁으로 당시 고등학교 교사였던 남편을 잃은 미망인과 젖먹이를 포함한 네 딸은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한 끼의 식사조차 해결하기 힘들었다. 대학 진학은 꿈꿀 수도 없었다. 피어스 목사는 이 가정의 슬픈 이야기를 듣고 매월 생활비를 도와주겠다고 약속한 뒤 한국의 첫 결연가정을 맺었다.

긴급하게 도움이 필요한 시설들을 지원하면서 구호 사업을 시작한 월드비전은 1953년 사무실을 열고 본격적으로 활동에 착수했다. 한국에서는 영어 이름 월드비전 대신 ‘베풀 선(善)과 밝을 명(明)’을 써서 선명회라고 불렸다.

“어디를 가나 거리에는 아이들이 돌아다니며 동물만도 못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더러운 물밖에는 먹을 것이 없는 아기들도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찢은 것들, 그것들로 나의 마음이 깨뜨려지게 하소서!”

피어스 목사는 미국에서 모금할 때 한국에서의 비참한 전쟁의 피해자들, 도움 받을 길 없는 가련한 전쟁고아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인정에 호소했다. 이때 보여준 모든 외국 후원자들 개인이나 단체, 국가 및 사회기구의 계속되는 원조 물결은 지구촌이 모두 한 가족이라는 의식을 새겨주었다. 결국 이 힘은 우리가 겪은 전쟁의 아픔을 극복하게 했다. 전쟁은 쓰라린 것이었지만 그것을 통해 이웃과 인류의 따뜻한 사랑, 그리고 눈물과 기도의 중요성을 알게 했다.

배고프고 힘들던 시절,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하던 시절,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누군가의 사랑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다. 그들의 사랑을 잊지 않고 보답하는 길은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우리도 그렇게 베푸는 것이다. 이제 놀랄 만한 발전을 이룬 대한민국은 그때 받은 사랑을 지구촌 곳곳에 나눠주고 있으며 그때보다 더 큰 기적을 일으키고 있다.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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